고객들이 주로 일하는 밭이 있는 곳과 반대방향으로 햇볕이 잘 드는 농장 한켠에는
작은 유리온실 두 동이 놓여있는데요,
무려 80년정도 된 오래된 온실을 들여온 것이라고 합니다.
밀 마스다이크 농장이 있는 남부 홀란드 지역에서 많이 사용하던 타입의 온실이라고
하는데요, 별도의 빛이나 열을 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낮동안 해가 비치면 온실 벽이 따뜻해지고, 밤이 되면 그 온기가 남아 작물을 보호해주는
그런 유리라고 해요. 요즘 네덜란드에서 많이 쓰는 유리온실과 달리 전통적인 방식이죠.
예전에는 원래 잔디밭이어서 피트 씨가 자녀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던 공간이었는데
이제 자녀들도 다 성장했고, 케어팜 고객들을 위해 활용하기 위해 9년전에 이 온실들을 들여왔어요.
특히 치매로 농장을 찾는 노인분들이, 어렸을 때 자주 보던 모양 온실이라면서
여기 와서 일을 하거나 시간보내는 것을 좋아하신다고 해요.
온실 안에서는 포도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
1980년 아버지로부터 농장을 구입한 피트 씨는 원래 채소를 재배하는 농부였어요.
처음에 호박, 상추등을 키우다가 파프리카 재배로 농장을 25년간 운영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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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재배하는 채소밭 |
그러던 중 2005년 아들이 뇌종양 판정을 받으면서 그의 인생에 큰 변화가 왔다고 해요.
“다행히 아들은 잘 치료받고 괜찮아졌어요. 하지만 당시에 저는 너무 혼란스러웠고
삶이란게 얼마나 덧없는지 깨달았습니다. 네덜란드 속담에, 한 대 맞으면
비로소 얼굴을 돌려 다른쪽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말이 있어요.
저에겐 제 인생을 바꿔놓은 사건이었죠.”
피트 씨는 그 동안 사회에서 받은 것을 이제는 돌려줘야 할 때라는 생각에,
곧장 농장의 온실들을 팔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침 온실을 포함해서 전체 농장 면적의 90%를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었기에
경제적인 고민 또한 덜 수 있었고, 그 후 남은 10% 면적으로 지금 케어팜을 운영중인 것이죠.
그는 이 결정이 더 나은 결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훨씬 더 행복해졌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앞에 보이는 노지 또한 농장에서 이용하는 땅입니다. 뒤로 보이는 온실들은 과거 피트 씨 농장의 일부였지만 이제는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
과일 나무들을 심고, 온실을 재단장하고, 각종 관련기관들과 미팅을 가졌지요.
케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부인 도린 씨는 장애인을 위한 케어 과정의
교육을 수료했고, 2010년에는 전문 간호사이자 전문 가드너인 테오 (Theo)씨가
농장의 임원으로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온실 옆 자투리 공간에서는 닭을 키웁니다. |
그래서 지금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씨앗이나 묘목 등은 거의 대부분 종자회사들에서 팔고 남은 것들을 그냥 받아와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피트 씨가 받아오지 않으면 버려질 것들이기 때문에 서로 좋은 방법인 거죠.
만약에 그런 씨앗과 묘목에 해당하는 가치를 현금으로 받는다면 오히려 게을러질텐데 일할 수 있는 재료가 마련되고, 그걸로 열심히 일해서 팔면 보람을 느끼면서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니 이런 순환하는 방식이 너무 좋다고 피트 씨는 이야기합니다.
피트씨를 포함한 직원들과 고객들의 일주일동안 출석계획을 작성한 출석표. 누가 언제 나오는지 쉽게 볼 수 있어요. |
피트 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에게서는 끊임없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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