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팜 소개6] 중독인 재활과 프리미엄 식품의 만남 린덴호프 오픈가든 (Lindenhoff Open Tuin)



지금까지 소개해 드렸던 사례들을 쭉 보시면 네덜란드의 케어팜은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사회적 취약계층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아실텐데요.

네덜란드 전체로 봤을 때 이용자의 70-80% 발달장애 등을 갖고 있는 장애인, 자폐, 학습장애  정신적 문제와 치매 등의 질환을 겪는 사람들 알려져 있지요.

외에는 약물 혹은 알콜 중독자, 장기실업자, 전과자, 성폭력 피해자 케어팜을 이용합니다.
린덴호프농장 내의 상점을 가리키는 입구의 표지판
린덴호프 오픈가든 (Lindenhoff Open Tuin) 특히 
약물 중독 정신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일하는 케어팜인데요,

우리 나라에서 약물, 마약은 대개 범죄의 이미지와 결부되어 '마약 중독자 = 범죄자'의 시각에서 많이 바라보기 때문에 
이들의 재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논의가 잘 안되고 있죠. 

얼마 전에 한국 마약퇴치운동본부에 대한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마약중독자들이 재활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고 합니다. 

이미 중독이 된 사람들이 벗어나고 싶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고 해요. 
이들을 환자로 보기보다는 범죄자로 인식하는 관점이 아직 크기 때문이겠죠. 
린덴호프 오픈가든 입구 풍경 - 농장앞에 오기만 해도 힐링이 될 것 같네요.^^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재활의 관점에서 보다 활발하게 접근하는 움직임이 낯설지 않습니다. 

가벼운 마약은 합법화가 되어있고 또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사회 분위기도 여기에 한 몫을 하는 것 같아요. 

사회복지와 재활을 전공하고 린덴호프 오픈가든을 운영하는 요나단 (Jonathan) 씨는 케어팜이 중독자들의 재활에 최상의 장소라고 말합니다.
요나단 (Jonathan) 씨

그에 따르면 재활의 핵심은, 

실제 유용한 일에 참여함으로서 일에 대해 성취감을 느끼며 자기애를 찾는 이고 
매니저의 역할은 단지 주인의식을 가질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이에요.

좀 어려운 말 같지만, 이들이 '고객'으로서 농장에 와서 그저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로서 실제로 가치있는 일에 참여해서 내가 한 그 일이 실제로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이 된다라는 것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농장에는 건초를 나르는 비교적 쉬운 일부터 동물 돌보기, 채소 재배에 이르기까지 성취감을 있는 다양한 일들이 있고, 
농장일을 잘 모른다고 해도 본인이  있는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하다보면 성공적인 재활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요나단 씨를 따라 농장을 구경합니다.
과거 35년동안 약물 중독자이자 이를 판매하는 딜러로 살아왔던 사스키아 (Saskia) 씨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린덴호프 오픈가든에서 일해왔습니다.

처음엔 농장의 근로자(린덴호프에서는 고객, 참여객 등의 호칭 대신 이들을 근로자로 호칭) 린덴호프에 오게 됐지만 지금은 이상 정부의 지원을 받아 농장에 오는 환자가 아니에요. 중독자의 특성에 대해 아는 그녀는 이제 농장의 수퍼바이저 (관리자) 입니다

제가 요나단 씨한테 얘기한 중에 제일 일은 
중독치료 클리닉에 있던 사람들을 여기로 데리고 거에요
거기서는 오로지 병실에 갇혀서 처방만 받고 인간적인 관심을 받지 못해요
하지만 농장에 오면 시원한 바깥바람을 쐬며 동물한테 조건없는 사랑을 받을 있고 
따뜻함이 있죠. 그러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돼요
우리한테 필요한건 단지 그뿐입니다.”

사스키아 (Saskia) 씨가 하루 전 태어난 새끼돼지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미 장기간 중독자로 살아온 사람들이 농장에 온다고 갑자기 성실한 근로자로 바뀌지는 않겠죠. 

농장의 근로자 명인 대니 씨는 평소에는 돼지를 매우 돌보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지만 일주일에 두번씩은 약물에 손을 대고 그런 날은 농장에 오더라도 일을 거의 하지 못한다고 해요.
근로자 대니 씨와 농장의 심리치료사 키스 씨
그를 돌려보내지 않느냐는 물음에 요나단 씨는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쩡할 때만 좋다고 하고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보내는건 신뢰를 깨뜨리는 일이에요
항상 당신을 믿는다는 태도로 관계를 쌓아 나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렇게 실제 일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요나단 씨와 심리치료 담당 직원이 이 근로자와 끊임없이 대화와 상담을 통해 이들을 바꾸고자 노력합니다.

하루, 이틀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효과가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이런 상담 시간들을 갖다보면 분명히 변화가 있다고 
요나단 씨는 자신있게 이야기합니다. 
이 돼지들은 프랑스 품종으로 매우 고급 고기라고 합니다. 
린덴호프 농장은 프리미엄급 고기 생산을 위해 , 돼지 등을 키우는 농장입니다.

케어팜과는 별개로 좀 더 상업적인 규모로도 동물들을 키우고 이를 네덜란드 및 인근 나라들에 고기를 판매하는 프리미엄 식품 전문 도매상에게 공급하고 있죠.

린덴호프 농장의 로고를 단 식품 배달 차량들을 네덜란드 전역에서 볼 수 있답니다. 

농장 안에도 멋지게 꾸며진 식품점이 있는데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일반 슈퍼마켓과는 달리 
품질과 맛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잠시 식품점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농장안에 위치한 식품점 전경

고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관심있으실 고기 냉장고!
각종 프리미엄 고기들은 원하는 대로 직원들이 손질해줍니다.
먹음직스러운 싱싱한 채소들
다양한 프리미엄 와인들도 있고요
각종 가공식품류들도 있어요.

2006 린덴호프 농장주는 기존의 축산에 더해 채소를 직접 재배하고자 했는데, 기존의 효율성만을 따지는 생산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방식으로 맛이 좋은 채소 생산을 목표로 (authentic way of growing) 농장 내에 오픈가든이라는 밭을 마련했어요.

예를 들어 감자를 키운다고 해도 그저 효율성 좋게 많이 생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특정한 감자맛이 나는 품질이 좋은 감자를 생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거죠. 

이러한 방식의 농업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들여 재배해야 했고 또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기에 케어팜 제도를 활용해 거리의 사람들과 함께 오픈가든에서의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오픈가든으로 들어가는 입구
하지만 처음에는 이 사람들을 돌보느라 농사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2009 오픈가든 운영을 맡게 요나단 씨는 온갖 노력을 통해 지금과 같은 케어팜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은 바흐닝언 대학에서 유기농업을 전공한 염폴 , 심리치료사 키스 , 그리고 수퍼바이저로 일하는 사스키아 씨와 하루 12-16명씩 농장을 찾는 근로자들과 함께 케어팜을 운영하며 고기로 판매할 , 돼지, 닭을 돌보고 온실 노지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있어요.
오픈가든: 저희가 방문한 때는 이미 수확을 끝낸 시즌이라 밭이 비어있어요.
1헥타르의 밭은 여러 온실동과 노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매년 다른 계획을 세우는데요, 항상 같은 작물을 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안하는 새롭고 인기있을법한 작물을 찾아서 재배합니다.

예를 들면 요즘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식용 꽃에 대해 많이들 알고 있는데요, 이 또한 이미 잘 알려진 꽃이 아니라 새로운 식용 꽃을 찾아 키워보는 것이죠. 

왜냐하면 린덴호프의 농작물을 찾는 고객들은 기존의 뻔한 식품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농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거리의 사람들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트렌드를 찾아 
암스테르담의 백만장자들하고도 일한다고 하니 참 재미있습니다. 
요 까만 돼지들은 땅에서 얼굴을 떼지 않네요.
그러면 린덴호프 오픈가든은 어떤 방식으로 농장의 수입을 얻고 있을까요? 

전체 수입의 절반 정도는 농업 생산에서 얻는데요, 여기에는 키운 채소와 허브의 판매, 주변 자연환경 정비 (운하청소, 숲과 공원 관리 등), 린덴호프의 동물들을 돌보고 농장주로부터 받는 임금 등이 포함됩니다.
말이 있는 이쪽 초지도 농장의 일부랍니다. 
나머지 절반은 농장의 근로자들에 대한 케어 서비스로 정부에서 지급되는 지원금입니다. 
네덜란드의 복지 제도는 이런 경우 모든 사람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하지는 않습니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그 사람의 경제적 수준이나 가족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 다루기 힘든 근로자라고 해서 항상 지원금이 많고 그렇지 않다고 적고, 이런식은 아니라고 해요. 

어떻게 보면 행정상의 한계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케어팜에 대한 제도와 법령을 만들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짚어봐야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산물 숍에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한 작은 놀이터
린덴호프 오픈가든에는 중독자들 뿐만 아니라 각종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도 근로자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크게 두 가지의 다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것이 서로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중독자들은 대체로 좀 공격적인 성향이 있고, 정신질환자들은 좀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함께 일할 때 서로를 보완해 줄 수 있다고 하네요. 
반면, 예를 들어 노인이나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은 여기서 함께 일하기에는 좋지 않다고 해요.

네덜란드의 케어팜들을 보면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섞여 있는 곳이 많지만, 항상 섞여 있는 것이 좋은게 아니라 그들의 특징을 잘 생각해야 한다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케어팜에 반드시 필요한 동물이죠.
발달 장애나 자폐 등이 있는 네덜란드의 대다수 케어 고객들의 경우 주로 본인이나 가족의 의사로 농장을 이용하게 되는 반해, 상대적으로 중독자나 노숙인 같은 경우 먼저 적극적으로 그런 의지를 가지기는 사실 쉽지 않죠. 

따라서 구세군과 요양치료원 각종 관련 기관들을 다니며 본인의 철학을 얘기하고 근로자들이 있게 책임자들을 설득하는 것도 요나단 씨의 하나입니다.  

10년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요나단 씨를 믿고 협력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미 농장의 순기능을 다들 알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오고 협력관계를 맺기가 한결 수월해졌어요

한편 근로자들도 대개 처음부터 농장에 오고 싶어하지는 않는다고 합니.
단순히 일하는 것이 싫을 수도 있고 또 도시 사람들의 경우 농장이 낯설 수도 있지요. 

대부분 처음 오게 되는 계기는, 이들이 지내는 기관에서 반드시 일정시간 외부에서 일을 해야 하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떠밀리듯 차를 타고 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녹색의 환경과 동물이 있는 케어팜에서 일하는 것을 차츰 좋아하게 되고 그러면서 차츰 중독에서 벗어난다고 하니 우리 나라의 쉼터, 중독자 치료기관 등에서도 농장은 긍정적으로 고려해봄직한 옵션일 것입니다.

실제로 할 일이 있다는 것, 나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런 것이 케어팜에서는 쉽게 가능하니깐 말이죠.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덤이고요. 
태어난지 하루 된 돼지들이 이렇게 작고 귀여워요.
요나단 씨는 농장에 오지 않았으면 거리에서 살았을 사람들이 지금은 비싼 값에 팔리는 프리미엄 농산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냐고 반문하며 그의 재활에 대한 철학에 확신에 있었습니다

농업인에게는 노동력 지원, 중독인에게는 재활, 그리고 소비자들은 덕분에 질좋은 식품을 맛볼 있으니 케어팜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윈윈할 있고 나아가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있는 제도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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