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팜 소개 9] 도심의 힐링 공간 도시 케어팜 푸드 포 굿 (Food for Good)

현대 사회에서 도시 농업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지만, 최소한 저에게 한국의 도시 농업은 여전히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일로 여겨집니다.

그만큼 아직은 대중화되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농업대국 네덜란드에서 도시민과 농업은 가까이 있습니다
고층빌딩 근방에 농장이 있을거라고 일반적으로 쉽게 생각하긴 힘들지만, 여기가 도시농장 입니다.

커뮤니티 가든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주민들이 가꾸는 텃밭들을 도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요.

암스테르담 같은 대도시에도 염소나 양을 대규모로 키우는 농장들이 있고 이는 어린이들만 찾는 장소가 아닙니다. 
암스테르담과 바로 인접한 암스텔빈(Amstelveen)에 위치한 Ridammerhoeve 염소농장.
도시민들이 쉽게 가서 즐길 수 있는 도시 농장이라고 할 수 있죠.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입니다.

말(horse)도 마찬가지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관광지에서나 잠깐 타볼 수 있을법한, 아니면 부유층에게나 가능할것만 같은 승마도 네덜란드에서는 접하기 쉬운 스포츠 중 하나입니다. 도시 한가운데에도 승마교실이 있고, 말은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동물이지요. 
주말에 뭐했냐는 질문에, "말좀 타고 왔어."라는 대답이 전혀 특이하지 않은 곳이 바로 네덜란드에요.  

또, 요즘은 회원 가입만으로 먹고 싶은 채소를 직접 땅에서 수확해 있는 도시 농장들도 인기입니다. 농장에서 보내주는 것을 직거래로 받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민들이 직접 가까운 농장을 방문해서 원하는 채소를 보고 먹을만큼 땅에서 수확해 가는 것이지요. 
네덜란드의 도시에서는 운하에서 노는 거위나 백조를 쉽게 볼 수 있어요.

그 동안 소개해드린 대부분의 네덜란드 케어팜들이 소도시 근방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반면 지금 소개해드리는 유트레흐트 (Utrecht) 시에 있는 푸드 굿 (Food for Good) 대도시 한가운데 있는 케어팜입니다.

그래서 도시 농장, 그리고 케어팜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교집합 같은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일반적으로 지역 사회에서 운영하는 도시 농장의 경우는 동질적인 특성을 가진 주민들이 함께 하는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는데 반해, 푸드 포 굿과 같은 곳은 도시민을 끌어들임과 동시에 케어팜의 성격을 더하면서 오히려 진입에 제한이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게 됩니다. 

농부로서 유기농업을 했고, 각종 공공부지와 학교에서 사회적 가든과 조경을 담당하던 한스 (Hans) 씨는, 방치되어 있던 7,000m2 공공 공원 부지를 유트레흐트 시로부터 무상으로 대여하여 2011 푸드 굿을 시작했습니다.
푸드 포 굿으로 들어가는 입구. 여느 공원과 비슷합니다.

건강한 먹거리 테마로 다양한 활동들이 농장에서 이루어지는데요, 60여종의 각종 채소와 과일은 장애인, 노인, 난민, 실업자 등 참여객들이 지역 주민들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가꿉니다.

푸드 포 굿의 참여객들은 일반적인 케어팜에서 볼 수 있는 참여객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고 한스 씨는 이야기하는데요.

대다수의 케어팜에서는 동질적인 참여객들만 있거나, 서로 다른 참여객들이 섞여 있더라도 어느 정도 정해진 범위 안의 사람들만 있는 반면, 푸드 포 굿에 오는 사람들은 그 다양성의 범위가 훨씬 크다고 합니다.

바로 근방에 있는 대형 요양원의 노인들도 주로 오는 참여객 중 한 그룹이고, 도심에서 노숙을 하고 구걸하며 사는 사람들도 실업자를 위한 복지법에 따라 농장에 정기적으로 온다고 합니다.
시리아 등지에서 오는 난민 참여객들이 늘어나면서 랭귀지 프로젝트도 만들었다고 하고요.

또, 케어팜의 참여객이 아닌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푸드 포 굿에서 주최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섞이게 됩니다.

이렇게 평소라면 만나지 못했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농장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좋은 점으로 꼽힌다고 하네요.

농장 안은 아기자기 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해서 지속적으로 농장을 활기차게 만드는 것은 한스 씨의 주요 업무 하나입니다.

지난 가을에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해 커피 찌꺼기를 이용한 느타리 버섯 재배방법을 공유하기도 했고, 농장의 생산물을 이용한 건강한 요리 교실도 개최합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되는 빵을 이용해 바이오 가스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실험도 하고요.
아직은 효율적이지 않지만 적어도 푸드 포 굿 안에서 사용하는 만큼은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이오 가스 생산 장비를 보여주는 한스 씨
'빵 = 에너지'로의 변환. 네덜란드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올해초부터는 온실을 개조해서 레스토랑으로 꾸미고 워크숍 각종 행사에 대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유명기관에서 정식 자격증을 취득한 피자 쉐프와 함께 농장 안에 피자 스쿨을 엽니다.
온실을 피자스쿨로 개조중 (출처: Food for Good 페이스북)

케어팜으로서 농장의 참여객인 젊은이들이 쉐프에게서 직접 피자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이를 활용해서 취업 아니라 농장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만들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피자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지요

케어팜 참여객들은 레스토랑의 손님들을 상대하며 사회성을 기를 있습니다
사람들과 접촉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농장의 밭에서 일하며 이를 있으니 곧바로 일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보다 부담도 덜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하게 된 것은 단지 농장 운영에 다양성을 더하기 위함만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네덜란드의 대부분 케어팜들은 운영하는 농장주가 소유한 땅에서 이루어지거나 적어도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푸드 포 굿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매년 유트레흐트 시, 그리고 관련 기관들과 협의하에 예산을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운영하는 한스 씨에게는 계속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고 혁신을 해야 한다는 아주 막중한 임무가 부여됩니다.

농장의 성과가 충분히 혁신적이고 성공적이지 못하다면, 매년 수시로 있는 관련 기관들과의 협의 결과가 좋지 못할 것이고 최악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푸드 포 굿을 운영하는 한스 씨의 역할은 케어팜으로서 사람들을 돌보는 것, 그리고 품질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 그 이상입니다.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은 전세계 어디를 가나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네요.😂

푸드 포 굿은 유트레흐트 시에서 주최한 2016 푸드 어워드 (Food Award) 에서 사회적 (social) 부문으로 수상을 했습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실행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요.
수상모습 (출처: Verkeerstuin 교통공원 페이스북)
이전에 소개해 드렸던 케어팜들 중에서도 농장 내 공간을 대여하여 추가적인 소득을 올리는 경우들을 말씀드렸었는데요,

푸드 포 굿에서도 각종 기업이나 단체 등에 회의나 이벤트,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빌려줍니다.
도시 안에 있으니 접근성도 좋고, 또 멀리 가지 않아도 녹색에 둘러쌓인 환경이 가능합니다.
온실이 있어 사계절 채소 재배가 가능합니다.
소규모 온실이죠.
푸드 굿이 위치한 근방에는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고 범죄율이 높아서 일반적으로 거주지로 선호하는 지역은 아니라고 해요

하지만 한스 씨는 푸드 굿이 생긴 지역에 범죄율이 줄고 분위기가 안정적으로 되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합니다

케어팜이지만 동시에 누구나 이용할 있는 공원이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이곳에 종종 와서 산책을 하며 참여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본격적으로 자원봉사자로서 일하기도 합니.
비가 와서 조금 어둡네요.^^;
모든 농업은 유기농으로 하고 있습니다.
근방의 어린이 농장에서 기르는 동물에서 나오는 분뇨를 얻어와 퇴비로 사용하고 있어요.

재배한 채소는 팔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농장에서 소비되거나 자원봉사자  참여객들이 집으로 가져간다는데요. 

자원봉사를 하는 도시 주민들은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집근처에서 쉽게 농사짓는 기쁨을 맛볼 있고 수확한 채소와 과일을 가져갈 수도 있으니 도시 케어팜의 순기능은 이렇게 확산됩니다.
농장 입구에 진열된 직접 생산한 채소들
한스 씨는 먹거리를 손으로 직접 생산하고, 다양한 도시민들이 함께 어울릴 있는 이런 환경만 만들어주면 안에서 사람들은 생태계의 일부로서 자연의 시스템에 동화된다고 그의 철학을 이야기 합니

방문객들에게 한스 씨가 항상 보여주는 사진은, 자원봉사차 푸드 굿에 60대의 지역 주민과 자폐증이 있어 케어팜의 참여객으로 20 청년이 함께 샐러드를 심고 있는 모습인데요.

청년에게는 씨앗을 심는 방법을 옆에서 자세히 설명해 사람이 필요하고, 자원봉사자는 씨앗심기를 알지만 혼자 일을 하기에 체력이 부족합니다

푸드 굿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들이 함께 일을 함으로서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일이 일어납니다

네덜란드인들이 많이 먹는 케일은 겨울에도 노지에서 재배가 가능한 작물이에요.


이는
음식을 통한 다른 문화권의 이해에도 적용됩니다

도시에는 상대적으로 이민자들이 많고 푸드 굿만 해도 아시아, 아프리카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이 섞여 있습니다

농장에서의 활동을 통해 생소할 있는 작물과 음식을 경험하면서 문화권의 포용과 통합에도 기여 있습니다.

도시 케어팜의 사회적인 기능은 이렇게 다양하죠.
푸드 포 굿에서는 양봉도 합니다.
푸드 굿에서 먹거리의 역할 도시 사람들이  나은 기분을 갖게 해주는, 힐링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라고 한스 씨는 얘기합니

그가 바라는 것은 머리속이 복잡한 도시민들이 푸드 굿을 통해 생각을 비우고 진솔해질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인데요. 

도시 사람들은 건물 안에서만 생활하면서 머리속은 항상 걱정으로 가득차 있죠
농장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 지고 일하는 순간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과 연결되고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즐기게 되죠. 마치 스포츠처럼요
여기서 일하는건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것처럼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과 같아요.” 

국민의 대부분이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 도시 케어팜이 필요한 이유 하나는 한스 씨의 말에서 찾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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